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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 손 의미없음, 2023, 피그먼트 프린트, 나무액자, 388x452x31(mm).

글씨: 김영희
제작 도움: Simon Elias Meier

입 손 의미없음, 2023.


<입 손 의미없음>은 라현진이 독일어로 쓴 문장 'Mama, ich hab das Gefühl, dass ich zu weit weg gekommen bin.'을 엄마에게 불러주고, 라틴 알파벳으로 된 언어를 배운 적이 없는 엄마가 모국어로 이를 받아 적은 것이다. 이 문장은 프란츠 파농의 <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>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떠올랐다. 이는 한국어 화자에게도, 독어 화자에게도 도달하지 않는 공평한 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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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년 4월 23일: 조부 투파키는 에블린에게 호명되기를 계속해서 실패한다. 다른 세계에서 온 딸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실패하는 에블린의 모습에서, 이제는 너무 먼 우주에 사는 나를 제대로 호명하지 못하는 엄마를 본다.

2023년 10월 5일: 이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여러번 반복되는 번역을 거쳐 찌그러진 글자들이다. 찌그러진 그릇은 이제 어떤 의미도 담을 수가 없게 되었다. 이 그릇들은 문 밖, 벽 너머 나의 어린 시절로부터 온다. 이제 문을 밀면,